어금니 부러짐, 이갈이 교정 | 수면용 마우스피스 사용기 | 미국에서 이빨 잃고 한국 가서 치료하기...
작년 초, 딱딱한 빵을 먹다가 어금니 끝이 부러졌다.
아니 멀쩡했던 이빨이 갑자기 왜 부러져???
놀라서 찾아보니 질기고 딱딱한 걸 먹다가 이빨이 부러지는 경우가 꽤 있는 모양.
하지만 나는 난생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ㅠㅠ
다행히 이빨 가장자리가 부러진 터라, 이가 시린 것 외에는 버틸만했다. 하지만 치료는 받아야지!
한국이었다면 바로 치과로 달려갔을 테지만....
미국 치과.... 괜찮을까????

당시엔 미국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던 데다가,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덥석 돌아가기도 어려웠다.
결국 브루클린 치과 후기를 보고, 고르고 골라 찾아간 치과에서 처치를 했는데,
(당연히 치료비는 비쌌다. 간단한 치료인데도, 보험 없이 50만원 정도 나온 듯)
어찌 된 일인지 ㅋㅋㅋㅋㅋㅋㅋ 치료를 했더니 더 아파 ㅋㅋㅋㅋㅋ
치료한 1, 2 주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치료한 부위로 음식을 씹을 때마다 신경통이 찌릿찌릿 올라왔다!
아니 선생 이게 무슨 일이요...

돌이켜보면 치과의 엑스레이 촬영 화질도 영 안 좋았고, 치료 기구도 한국 것에 비해 무지막지 컸으며, 뭔가.. 치료가.. 한국의 치과에 비해 터프하고 과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뉴욕 주변에 제대로 진료하는 한인 치과를 찾아가는 건데.... 멀리 가기 싫어 대충 결정한 대가를 비싸게 치렀다.
아 그리고 대체 왜인지 모르겠지만, 미국 치과에선 왜 얼굴 커버를 씌우지 않고 치료를 하는 건지 ㅎㅎㅎ 치료 중에 내 입에서 나온 물이 스프링클러처럼 온 얼굴에 튀더라... ㅎㅎㅎ
하... 치과 진료와 보습을 동시에.... ㅠㅠㅠ

멀리 사는 지인의 치과에서 다시 검사받은 결과, 부러진 부분과 새로 덮은 치료제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씹을 때마다 공기가 신경을 눌러서 아픈 것 같다고.
안타깝게도 지인분은 신경 전문의라서 치료는 해줄 수 없다 하셨다.
난 가능한 아픈 부분으로 씹지 않으려 노력하며... 무려 6개월을 더 버텼다.. ㅎㅎ 무식하기도 하지.
당시 나는 미국 치과에 대한 불신이 정점에 달해서, 한인 치과 건 어디건 간에 내 이빨을 맡길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다. 반드시 한국에 가서 치료하고 말 거라고.
그리고 마침내 한국으로 귀국 ㅠㅠㅠ 단골 치과에서 바로 치료를 받았다 ㅠㅠㅠㅠㅠ
진료 결과 알게 된 건데, 부러진 이 외에도, 바로 앞의 어금니에도 신경 염증 소견이 보인다고!
엑스레이로 보이진 않지만, 미세한 실금이 가 있어 함께 신경통을 유발한 것 같다고 했다.
이빨 하나 부러진 게 문제가 아니었다... 안 좋은 습관으로 이빨이 천천히 약해진 데다, 딱딱한 빵을 씹으면서 약해진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금이 간 것이었으니까. ㅠㅠㅠ
어금니 안쪽 칫솔질이 부족하단 지적도 자주 들었고,
어금니 마모도가 심한 걸 보니 잘 때 이갈이가 심할 거란 이야기도 들었었는데...
그런 안 좋은 습관의 결과로 이빨이 부러지고 금도 가게 된 것 같다.
치과 선생님 말을 좀 더 귀담아들을걸;;; 항상 일이 터진 뒤에야 후회하게 된다.
어금니 치료도 치료지만, 이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치과 선생님 말씀에 칫솔질을 꼼꼼히 하는 법을 숙지하고, 수면용 마우스피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이 간 어금니는 치료 후에도 악화되어서 레진 -> 크라운 -> 임플란트 의 단계를 밟게 된다고.
그렇게 이빨을 잃을 수는 없지!
미국 나오기 전에, 치과에 주문 제작한 마우스피스.
앞니 교정을 했었고 + 이갈이가 있기 때문에 꼭 하라는 의사쌤의 말이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1주일에 한번 쓰고 잘까말까 할 정도로 게으르게 사용했다...
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
요즘엔 매일같이 마우스피스를 끼고 잔다.
처음엔 불편하지만, 쓰다 보면 차츰 적응이 된다.
사실 사용보다 귀찮은 건, 사용 후의 세척.
사용 후 매일 아침, 세제로 씻은 뒤 잘 헹궈두거나
틀니 전용 발포제와 함께 물에 담가뒀다 헹궈야 한다.
잘 헹구지 않으면 세제 맛이 날 수도 있다. 입에 밤새 물고 빨며 자야 하니 꼭 잘 헹궈서 사용하기로 하자.
치과에서 함께 준 케이스에 보관하면 분실할 위험도 적다.
... 여행을 갈 때도 꼭 챙겨가는.... 나의 반려 마우스피스....
마우스 피스를 꾸준히 사용한 뒤, 근육으로 단단했던 턱 선도 매끈해졌고, 어금니 통증도 사라졌다.
물론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매일 입에 이물질을 끼우고 자다 보니, 입이 많이 건조해졌다 ㅠㅠ
지금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상쇄 중이지만, 더 심해지면 병원 상담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마우스피스는 치과에서 자신의 이빨에 맞춰 제작할 수도 있고 (내 것은 20만원 정도였지만, 치과별로 더 저렴한 곳도 있을 듯) //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이갈이 방지용 마우스피스를 저렴한 가격에 팔기도 한다.
맞춤 마우스피스가 비싸긴 하지만, 나처럼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본인의 이빨에 딱 맞고 오래가는 전용 마우스피스가 하나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